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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인터뷰] 디자이너가 된 이유는?

위 링크된 글 중 두 번째 글에서 간과하는 사실이 있는데, 디자인을 잘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벌이나 노력이 아니고 재능이란 것이다. 디자인의 목적이 상업적인 것이지만, 그런 요구에 맞추어 어떤 형상을 고안해내고 아름답게, 쓰기 편하게 다듬는 것은 감각과 재능이 필요하다. 이는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고, 타고나야 한다. (사실 노력이라는 것도 지구력, 근면함, 계획성, 체력 등 성장기에 부모에 의해 길러지거나 타고나는, 본인이 어쩔수 없는 면이 강하다.) 이런 재능에 노력과 체세술, 결코 무시할수 없는 외모적인 장점까지 겸비하여야 디자이너로서 성공할수가 있다. 재능을 살릴 만큼 배우는데 들어가는 막대학 교육비 또한 필수이다. 즉 디자이너는 프로야구선수, 가수처럼 재능이 있는 사람이 일이지, 일반인의 영역이 아니다. 그런데도 노력만으로 될수 있다 믿고 도전한다면 들러리 처지, 창조적인 일이 아닌 거의 단순 기능직에 가까운 일만을 처리하는 처지를 벗어날수 없다. 디자인이 누구든 배우면 할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의 인식과 그를 받아들이는 지망생이 많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

또한 과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높아진 미적 기준과 요구로 되는 업무역량에 대한 함량 미달로 인해 갈 곳을 몰라 방황하고 있거나, 실업자 프리랜서 내지 에이전시 부띠끄 등지를 전전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국내 사립 대학에서는 디자인과가 연간 천만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요구하고 있으며 교육 커리큘럼, 시설, 진로 서비스에 있어서도 학교별로 천차만별이며, 따라지 학교 유명대학 할 것 없이 미흡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디자인 계열 시장은 극도의 레드오션이다. 연간 2만명 이상의 특성화고졸, 전문대졸, 대졸 디자인 전공 인원이 사회에 나오는데, 수요는 그 1/4도 안 된다. 본인이 공방, 가게를 차리고 일을 할수 있는 공예 같은 분야를 제외하면 채용해 줄 기업이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 디자인 전공인데, 각 기업의 디자인 인력 채용 규모와 유지 예산은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에서 가장 먼저 인원, 예산을 줄이거나 없애는 게 디자인 부서다. 널리고 널린 디자인 업체에 외주를 주면 되니까. 게다가 나이가 들면 감각이 떨어진다고, 임금 많이 줘야 한다고 퇴출시킨다. 더 젊은 사람, 해와 유학파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FTA 항목이라 현재는 안 들어와 있는 선진 외국의 디자인 서비스가 향후 국내에 직접 들어오게 되면 몇몇 대기업을 빼면 경쟁력을 거의 잃는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으며, 자동화와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 외주화가 점점 더 퍼져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 또한 많지 않아 앞으로의 전망은 밝지 않다. 그나마 좀 되는 게 대학원 나오고 교수직이 되는 건데, 문이 좁아서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 디자인 학원, 대학 학부만 나오고 취직 안 되면 그 중 실기에 우수했던 사람에 한해디자인계 입시 학원 강사나 디자인 학원 강사가 될 뿐이다. (그리고 또 자기 같은 날 없는 디자이너 지망생을 양산한다.)

이러한 디자인계 생태와 들러리 신세가 될수있는 고학력 실업 문제등을 간과한 채 피상적 성공 케이스만을 믿고 매년 대학에 진학하려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또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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